순교자의소리
▲한국순교자의소리 현숙 폴리 대표가 한 탈북민에게 성경적 갈등 해결 방법을 설명해 주고 있다.
한국순교자의소리(한국 VOM)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불안과 우울증, 트라우마와 불면증에 시달리는 탈북민에게는 약물이 아닌 갈등 해결 훈련이 더 효과적인 치료법이라고 전한다.

탈북민 사역을 위한 훈련 학교 두 곳을 운영 중인 현숙 폴리 대표는 갈등에 대처하기 위한 주요 수단으로 항우울제와 수면제를 복용하는 탈북민을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다. 기독교 상담가이자 공인된 갈등 해결 코치이기도 한 그녀는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탈북민이 약물에 의존하기보다 문제를 직시하고 해결하도록 성경적 전략을 가르친다.

현숙 폴리 대표가 꼽은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사람은 교회에 다니는 탈북민들이다. 그녀는 “교회에 다니는 탈북민들은 교회에서 남한 기독교인들로부터 잘못된 본보기를 보고, 기독교인은 갈등이 생겼을 때 직면하거나 해결하기보다 피하거나 숨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탈북민들은 갈등을 내면 깊이 숨기고 미소를 띤 얼굴로 좋은 말만 해야 된다고 배운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해결 방법”이라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한국에 와서 목회자가 된 한 탈북민의 말을 떠올리며 “그 목사님은 신학교를 다닐 때 한국 신학생들을 보면서, 다른 사람들과 진정한 관계를 맺는 것보다 갈등을 피하기 위해 하얀 거짓말이라도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배웠다고 했다. 그 탈북민 목사님은 갈등을 해결하기보다 기분 좋게 해주는 말이나 좋은 말만 해서 갈등을 숨기는 법을 배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탈북민들이 갈등을 해결하는 것보다 오히려 갈등을 회피하는 것이 기독교적 방법이라고 잘못 결론짓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탈북민들은 자신들의 잘못이나 부족한 믿음 때문에 불안, 우울증, 트라우마나 불면증이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또 자신들이 겪고 있는 갈등 문제를 교회 지도자들 앞에서 인정하기를 두려워한다. 그래서 치료를 위해 의사를 찾게 되고, 결국 문제를 더 쉽게 숨길 수 있는 더 강력한 약을 복용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약을 많이 먹어도 갈등은 해결되지 않는다. 약을 먹어도 문제는 사라지지 않고, 불면증이 지속되며 결국 고립되어,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거나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없게 된다”고 했다. 

순교자의소리
▲순교자의소리 사역자들이 탈북민 학생들에게 성경적인 갈등 해결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탈북민들이 단순한 오해들 때문에 50년 우정까지도 끊는 것을 목격했다”며 “갈등이 생기면 탈북민들은 ‘네, 그냥 건강이 좀 안 좋아서 쉬려구요’라고 웃으며 말한 뒤, 교회를 떠나거나 관계를 단절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이 정말 말하고 싶은 것은 ‘난 상처받았어요. 그런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모르겠어요. 그래서 이렇게 관계를 끝내고 안전한 곳으로 도피하는 거예요’다.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갈등을 없애 주신다’고 말하기를 중단하고,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의 어떤 최악의 갈등까지도 해결할 수 있게 해주셨다’는 사실을 가르치기 시작해야 한다. 신약과 구약에는 갈등 해결과 관련된 구체적인 방법이 담겨 있는 1,000개 이상의 구절이 있다. 우리는 이 성경적인 해결 방법을 배우고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래서 현숙 폴리 대표와 순교자의소리 사역자들은 순교자의소리에서 운영하는 두 곳의 제자 훈련 학교에 다니는 탈북민들에게 매일의 삶에서 간단하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과 더불어 성경적 갈등 해결에 필요한 성경 말씀을 가르친다. 그 결과 탈북민 학생들은 약물에 덜 의존할 뿐 아니라 자신이 겪는 갈등이 자신이나 자신의 믿음 부족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을 영화롭게 할 수 있는 기회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그녀는 “단순한 오해 때문에 50년간 이어 온 관계를 단절했던 두 탈북민 학생이 자신들의 문제에 대해 솔직하고 적극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지도를 받고 난 뒤 신속하게 갈등을 해결할 수 있었다”며 “탈북민 학생들이 성경적인 갈등 해결 방법을 일단 배우면, 전에는 관계를 맺기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다른 탈북민에게도 기꺼이 다가고자 하는 의욕을 품게 된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아는 탈북민 중에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면서도 서로 대화가 단절된 여성 두 명이 있었다. 왜 상대방에게 말을 걸어보지 않았느냐고 한 여성에게 묻자 ‘아, 그분이 알츠하이머 병에 걸려서 관계를 맺을 수가 없어요’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사실 상대방 여성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문제가 전혀 없었다. 그 여성이 기억력이 좋지 않고 불면증과 불안을 겪고 있다고 의사에게 말했기 때문에, 의사가 성급하게 알츠하이머 진단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그 여성은 매우 정상적이고, 스트레스에 대해 매우 정상적인 반응을 보이는 쾌활한 사람이다. 그 여성은 알츠하이머 진단과 약물 치료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었고, 인간 관계에서도 고립됐다. 그 여성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증상에 도움을 주는 약이 아니라 갈등 해결을 위한 도움이었다”고 말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탈북민 학생들이 갈등에 관한 역할극을 하고, 갈등 해결을 위한 방법들을 논의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유익을 얻고 있다”며 “우리는 기독교인이 갈등을 겪는 것이 정상이라는 점을 탈북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우리 삶에 일어나는 다양한 갈등을 자주 탈북민들과 공유한다”고 했다. 

그녀는 “한국의 기독교인들도 갈등 해결 방법을 잘 모르지만, 탈북민의 경우에는 그들의 문화적 배경과 현재 상황으로 인해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북한 사람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정부의 명령을 따라 ‘생활 총화’에 참여한다. 사실상 이것은 생존을 위해 다른 사람을 비판하고 자신을 방어해야 하는 회의이다. 따라서 탈북민은 지금 비록 한국에 살고 있어도, 생활 속에서 갈등이 시작되면 북한 식의 생존 본능 때문에 매우 격렬하고 빠르게 상대방을 먼저 공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가 시간이 조금 흐르면 자신들의 아파트로 도피하여 숨고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한국에 가족이 많지 않기 때문에 홀로 남겨진다. 한국 사람들은 갈등에 빠지면 친구나 가족이 다가와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이끌어주기도 한다. 그러나 탈북민은 일단 자신의 아파트로 도피하면 몇 년 동안 고립될 수 있다. 증상은 더욱 악화되고 따라서 의사와의 관계가 그들이 유지하는 유일한 인간 관계가 되는데, 의사는 점점 더 많은 약을 처방해 줄 뿐 다른 방도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때로는 약이 탈북민에게 도움이 되지만, 갈등이 생겼을 때 탈북민들이 성경적으로 행동하도록 도움을 주지 않고 무작정 약만 처방해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순교자의소리 내 탈북민 사역의 큰 부분은 2년, 3년, 4년씩 집에 숨어 지내는 ‘길 잃은 양’을 찾아 나서는 것이다. 신체에 나타나는 증상 때문에 자신에게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확신하는 탈북민이 많다. 그래서 우리는 불안이나 우울증, 트라우마나 불면증 같은 증상들이 사실은 생활 속에서 부닥치는 여러가지 어려움에 대한 매우 정상적인 반응이라는 사실을 탈북민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 다음, 약에 의존하거나 술을 마시거나 고립된 상태로 지내면 이러한 문제가 사라지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우리는 탈북민들의 이야기와 끊어진 그들의 관계에 관하여 경청한다. 그들은 주위 사람들과의 예전 관계가 정말 그립지만 영원히 끊어졌다고 믿으며, 자신들이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는 것이 약뿐이라고 확신한다. 그래서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그들의 끊어진 관계를 다시 살릴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그리스도의 능력을 전하는 것 이상이 필요하다. 그들이 끊어진 관계를 회복하도록 도와줄 실천과 지도가 필요하며, 그것이 바로 우리가 제공하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