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머무는 동안 그래도 하나님의 길 그래서 기도
▲‘구름이 머무는 동안’ 출판사의 책 <그래도 하나님의 길>, <그래서 기도>.
출판사 ‘구름이머무는동안’이 최근 설립돼 <그래도 하나님의 길>, <그래서 기도> 등 2종을 잇따라 출간했다.

출판사 이름은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의 명령을 따라 행진하였고 여호와의 명령을 따라 진을 쳤으며 구름이 성막 위에 머무는 동안에는 그들이 진영에 머물렀고(민수기 9장 18절)”에서 따왔다.

출판사는 “우리 삶에 구름이 머무는 때가 있다. 그 구름은 무더운 여름날 가던 길을 멈추게 하는 소나기를 품은 구름일 수도 있고, 잠시 쉴 곳을 마련해 주고 시원한 그늘을 주는 구름일 수도 있다”며 “‘구름이 머무는 동안’은 가만히 멈춰 있는 시간이 아닌, 하나님의 약속을 기다리며 성장하고 회복하는 시간이다. 그 기다림의 시간 속에 우리를 채워 갈 따뜻한 책을 만들 것”이라고 설립과 목적, 비전을 소개하고 있다.

두 책 모두 요즘 ‘인스타 감성’에 딱 들어맞는 콤팩트한 크기의 에세이로, 표지가 모두 ‘노랑’이고 두 책의 제목 모두 접속사로 시작하는 것도 이채롭다. 표지는 한 권은 육상 트랙, 한 권은 격자무늬를 모티브로 했다.

1인 신생 출판사임에도 책의 물성과 디자인에 아낌없이 투자한 흔적이 역력하다. <그래도 하나님의 길>에는 은빛이, <그래서 기도>에는 금빛이 감돈다. 크기가 같아 시리즈 같은 느낌도 주며, 앞으로 나올 책들을 기대하게 한다.

<그래도 하나님의 길>은 BBC 동아시아 지역 담당자인 저자가 세계를 다니며 하나님의 길을 걸으며 떠오른 단상들을 기록했다. 스마트폰보다 조금 큰 크기로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내용이 가볍지만은 않다.

“하나님은 언제나 옳으십니다. 언제까지 그 사실을 의심할 건가요?”, “쉬지 않고 기도해야 쉬지 않고 일하시는 하나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의 모든 문제는 사실 하나님을 확신하지 못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등 정신이 번쩍 드는 문장들이 한 번씩 튀어나온다.

헬라어 ‘카이(kai·그리고)’를 필명으로 쓰는 저자는 “알지 못하는 길을 걸을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두렵지만 그럼에도 나아가는 용기”라며 “짙은 안개가 앞을 가릴 때, 내 곁에 아무도 없다고 느껴질 때도 오늘의 그 한 걸음이 필요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그럼에도 걸음을 옮길 때, 하나님은 파란 하늘을 보여주실 것”이라고 프롤로그에서 밝혔다.

<그래도 기도>는 <안녕, 기독교>, <안녕, 신앙생활>을 썼던 김정주 작가가 개인적 경험을 더해 기도에 대해 일상 언어로 쉽게 풀어낸 이야기이다.

“훌륭한 목사나 뛰어난 설교자보다 늘 기도의 사람이 되기를 갈망했다”는 저자는 “손 내밀면 닿을 만큼 가까이에 계시는 하나님이 아닌, 도무지 거리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멀리 계시는 하나님을 향한 허우적거림이야말로 가장 큰 위력을 가진 기도임을 믿는다”며 “단편적으로 딱 떨어지는 정답을 거부하고 딜레마, 아이러니, 역설로 가득한 것이 신앙생활임을 믿는다”고 고백한다.

저자는 평범한 그리스도인의 시각에서 기도할 때 생각났던 의문이나 답답했던 점 등에 공감하면서 자신만의 ‘레시피’를 소개한다. ‘기도하기 싫을 때’, ‘꼭 주여 삼창을 외친 후 기도해야 할까’, ‘대표기도 잘하는 법’, ‘개떡 같은 기도일지라도’, ‘기도와 기다림은 동의어’ 등 의외로 유익한 내용도 많다.